"오너 유어 모닝. 엘리베이트 유어 라이프(Own Your Morning. Elevate Your Life)."
— 로빈 샤르마, 『변화의 시작 5AM 클럽』
로빈 샤르마의 『변화의 시작 5AM 클럽』(한국경제신문, 2019). 같은 책을 4번이나 정독했습니다. 처음엔 "새벽 5시 기상"이라는 단어 하나에 꽂혀서 샀고, 두 번째 읽을 때는 "20/20/20"이라는 공식만 노트에 적었습니다. 세 번째에서야 이 책이 좀 늘어진다는 게 느껴졌고, 네 번째 읽고 나서야 솔직한 후기를 적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책 4번 읽고 5시 기상은 한 번도 못 했습니다. 그래도 얻은 게 있어서 후기를 남깁니다. 잘난 척하려는 게 아니라, 같은 책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시간 덜 쓰셨으면 해서 솔직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처음엔 5시 기상이 책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알람 5시로 맞추고 첫 주에 세 번 일어났는데, 셋째 날 오후에 거의 졸면서 손님 응대를 했습니다. 부동산 일은 저녁이 메인이라 5시 기상은 저한테 진짜 안 맞았습니다. 첫 도전은 그렇게 일주일 만에 끝났습니다.
근데 책을 두 번째 읽을 때 이상한 부분이 보였습니다. 샤르마가 진짜 강조하는 건 시간 자체가 아니라 "이메일·카톡 들어오기 전에 나만의 60분"이라는 거였습니다. 5시는 그 60분이 가장 방해받지 않는 시간대니까 추천한 거지, 5시 자체가 핵심은 아니었습니다. 이걸 첫 번째 읽을 때는 못 봤습니다. "5AM"이라는 제목이 너무 강해서 그 글자에만 꽂혔던 거죠.
이걸 늦게 알았습니다. 저는 결국 새벽 6시 30분~7시 30분으로 시간대를 옮겼는데, 그러고 나서 60분 루틴이 처음으로 며칠 이어졌습니다. 핵심은 시간대가 아니라 "이 60분 동안 카톡·뉴스·인스타 안 본다"는 룰이었습니다. 한 달쯤 해보니 출근하기 전에 무언가를 끝내본 날과 안 끝낸 날의 하루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 책에서 진짜 가져갈 메시지는 "방해받지 않는 너만의 첫 60분을 확보해라"인 것 같아요. 5시에 너무 매달리면 오히려 책이 주려는 걸 못 받아갑니다. 본인 일정에 맞게 6시든 7시든 옮기시고, 대신 그 시간 동안 폰 안 보는 룰만 지켜보세요. 저처럼 4번 정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0/20/20 공식이 책의 진짜 알맹이입니다. 60분을 20분씩 셋으로 나눠서 운동·명상·학습을 한다는 건데, 처음엔 "그냥 1시간 채우면 되겠지" 하고 순서를 신경 안 썼습니다.
근데 직접 해보니까 순서가 진짜 차이가 컸습니다. 운동 먼저 → 명상 → 학습 순서로 했을 때랑, 학습부터 했을 때랑 같은 60분인데 머리에 남는 게 달랐습니다. 운동으로 몸 깨우고 명상으로 머리 비운 다음 학습하면 책 한 장이 더 들어왔습니다. 반대로 학습부터 하면 명상도 운동도 의무감으로만 했습니다.
이게 왜 그런지 책에는 좀 추상적으로 써있는데, 제 체감으로는 "쉬운 순서"였습니다. 졸린 새벽에 가장 어려운 게 학습이고, 가장 쉬운 게 몸 움직이기예요. 어려운 걸 먼저 하면 무너지는데, 쉬운 것부터 시작하니까 흐름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운동도 거창하게 안 했습니다. 저는 마라톤 훈련 중이라 어떤 날은 그냥 가볍게 스트레칭 + 계단 오르내리기만 20분 했습니다. 책에서는 "땀이 날 정도"라고 하는데 저는 그것도 부담스러워서 가볍게만 했습니다. 그래도 효과는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처음 시작하는 분이면 너무 빡세게 안 해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명상은 솔직히 가장 어려웠습니다. 20분 가만히 앉아있는 게 안 됐습니다. 그래서 명상 앱 켜놓고 가이드 따라가는 식으로 5분→10분→15분 늘려갔습니다. 처음에는 명상 시간이 운동·학습보다 훨씬 안 흘렀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머리 비우는 감각이 살짝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학습은 출근 전 책 한 챕터, 시험 인강 1강이면 충분했습니다. 셋 중에 가장 가성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60분인데 하루 종일 그 한 챕터에서 본 내용이 머리에 떠다녔습니다.
이게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인 것 같아요. 핵심 메시지는 길어야 30~40페이지면 충분한데, 책이 400페이지 가까이 됩니다. 노숙자 예술가와 번아웃 사업가가 억만장자 멘토를 만나서 대화하는 우화 형식이라, 정작 알맹이가 우화 사이사이에 흩어져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우화가 재밌어서 술술 넘어갔습니다. 두 번째 읽을 때부터 "이 부분 좀 길다" 싶었고, 세 번째 정독 때는 우화 부분 빨리 넘기려고 페이지를 슬쩍슬쩍 넘겼습니다. 네 번째에는 핵심 메시지만 모아 노트로 정리해보니 진짜 알맹이는 한 챕터 분량이었습니다.
자기계발서의 우화 형식 자체가 호불호인 것 같아요. 저는 안 맞았습니다. 핵심 메시지를 빨리 받고 자기 삶에 적용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 우화 부분은 좀 답답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반대로 스토리로 천천히 빠져드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우화가 오히려 흡수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정리한 책으로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게 4번 읽고 내린 솔직한 결론입니다. 『원씽』도 비슷한 구간을 다루는데 분량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시간이 정말 부족하시면 위 두 권을 먼저 보시고 그래도 5AM 클럽이 궁금하면 그때 보셔도 됩니다. 4번 정독해보고 내린 솔직한 권유입니다.
책이 잘 안 통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4번째 읽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왜 사람들이 이 책으로 인생 안 바꾸지?" 싶었는데, 살펴보니 이 책이 가정한 독자상이 꽤 좁습니다.
첫째, 새벽에 일하시는 분들. 야간 근무하시는 분, 새벽 배송·새벽 가게 운영하시는 분들은 새벽 5시가 오히려 퇴근 시간일 수 있어요. 책에서는 이 부분이 거의 안 다뤄집니다. 책의 60분 루틴은 시간대 자체보다 "본인 하루의 가장 조용한 첫 60분"으로 옮겨서 적용해야 합니다.
둘째, 어린 자녀 키우시는 분들.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5시 30분에 아이가 깬다면 60분 확보 자체가 무너집니다. 저도 9살 딸이 한 번씩 새벽에 일어나면 그날 루틴은 그냥 포기했습니다. 책은 이 변수를 너무 가볍게 봅니다.
셋째, 의지력만 강조하는 부분. 책 곳곳에 "의지력으로 이겨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솔직히 의지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환경 설계(알람을 거실에 두기, 전날 저녁에 운동복 미리 꺼내두기)가 의지력보다 훨씬 더 작동합니다. 이 책은 환경 설계 부분이 약합니다.
이 세 가지에 해당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는 걸 권합니다. 안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좀 비판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이 책 4번 정독한 사람으로서 누구한테는 진짜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 아침 루틴을 한 번도 안 해본 분. 처음 시작하는 분한테는 이 책이 동기부여로 좋습니다. 우화 형식이 오히려 부담을 덜어줍니다. "나도 저 사업가처럼 해볼까" 하는 마음이 일주일은 갑니다. 그 일주일이 시작점이 됩니다.
둘째, 자기계발서를 처음 읽으시는 분. 이 책이 인생 책이 될 수 있어요. 저도 이 책 첫 번째 읽었을 때 그랬습니다. 두세 번 읽으면 한계가 보이는데, 첫 번째 만큼은 강력합니다.
셋째, 60분이라는 시간을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으신 분. 5시는 못 지켜도 좋습니다. "아침에 60분 자기 시간을 어떻게 만들까"라는 질문 하나만 머릿속에 박히면 이 책은 본전 뽑은 겁니다. 저는 그 질문 하나로 4번 본전 뽑았어요.
대신 자기계발서를 이미 5권 이상 읽으셨거나, 환경 설계·습관 형성 책(『아주 작은 습관의 힘』, 『원씽』)을 먼저 보신 분이라면 이 책에서 새로운 게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은 이 책 후기 글로 핵심만 보시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시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AM 클럽 4번 정독했지만 5시 기상은 못 했습니다. 60분 루틴은 됐고, 운동→명상→학습 순서가 진짜 차이를 만든다는 건 직접 해봤습니다. 그게 4번 읽고 남은 거의 전부예요. 책 한 권을 4번이나 봤다는 게 헛수고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매번 다른 부분이 보였다는 점에서 후회는 안 합니다. 같은 책이 회차마다 다르게 읽히는 건 책이 좋은 게 아니라 그 사이에 제가 조금씩 바뀐 거라는 게 가장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이 책이 인생 책이 될 분도 있을 거고, 절반 읽다 덮으실 분도 있을 겁니다. 어느 쪽이든 이 후기가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