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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절벽 위에 양도세 중과가 올라탔습니다 | 5월 11일 부동산 데일리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5,789건이 1~3월 월별 거래를 모두 추월했다는 보도가 시장을 달궜습니다. 표면 신호는 "매물이 풀린다"입니다. 그런데 7월 세제개편 일정과 1분기 인허가 -62.4%를 같이 놓고 보면 정반대 그림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공급이라는 한 단어를 축으로, 거래 급증이 가린 것과 5년 뒤 도착할 청구서를 짚겠습니다.


일일 반복 키워드 Top 10


이번 일일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 Top 10입니다.


4월 거래 급증은 공급이 풀린 신호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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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한 줄로 시장 안정을 단정하는 시선이 다수입니다. 그러나 숫자의 시점을 보면 의미가 뒤집힙니다. 4월 거래 급증은 양도세 중과 시행 마지막 출구를 빠져나간 다주택자들의 발걸음입니다. 시행 이후 데이터는 다르게 나옵니다.


같은 시기 정부는 7월 세제개편안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거주 40% + 보유 40%, 최대 80%) 중 "비거주 주택" 부분을 줄이는 방향을 검토 중입니다. 국회에는 비거주 기간 공제를 완전히 빼고 3년 보유·2년 거주 1주택자만 16~80% 공제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출구가 한 번 더 좁아진다는 신호입니다.


서울 1분기 인허가는 -62.4%, 준공은 -29.8%였습니다. 매도 출구는 닫히고, 새로 지어질 물량은 절반 토막입니다. 겉보기엔 시장이 풀리는 신호 같았지만, 실은 출구가 닫히기 직전 마지막 통과 차량의 행렬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거래량 숫자만 보고 "공급 회전이 시작됐다"로 읽었습니다. 그러다 7월 세제 변경 시점을 달력에 표시하고 다시 보니, 4월은 출구의 정점이지 입구의 시작이 아니었습니다.


공급을 늘리려는 정책이 공급을 가두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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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에게 부과되지만, 비용은 결국 매수자(특히 무주택 임차인)가 냅니다. 매도가 비싸지면 보유가 합리적이 되고, 보유가 늘면 시중 매물은 줄고, 매물이 줄면 호가는 굳습니다. 임대시장으로 흘러야 할 잠재 공급이 잠기면서 전세 호가까지 밀어 올립니다. 정책의 이름이 가리키는 곳과 결과가 도착하는 곳이 다릅니다.


2017~2019년 다주택 중과·종부세 강화 시기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거래량 급감, 매물 잠김, 호가 굳기, 전세 가격 압박의 4단계 흐름입니다. 그때와 다른 점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시는 인허가·착공이 그래도 풍부했지만 지금은 절반 토막입니다. 둘째, 당시엔 전세사기 공포가 없었지만 지금은 비아파트 임차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고 있습니다. 같은 정책이 더 좁은 공급 구조와 더 좁은 임차 선택지 위에 얹혀 있는 셈입니다.


정책 입안자의 시간 지평과 가계의 시간 지평이 어긋난다는 사실도 짚을 만합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다주택 매물 출회"라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합니다. 그 결과로 발생할 임차 가격 상승 압력은 대선·지방선거 일정 이후의 문제로 이연됩니다. 매수 측에서는 "지금 신축이 아니면 향후 7~8년간 신축이 없다"는 신호가 점점 또렷해집니다. 인허가 -62%는 4~5년 뒤 입주 물량을 결정하는 변수입니다. 지금 외면한 비용이 5년 뒤 청구됩니다.


공급 절벽의 청구서는 5년 뒤 도착합니다 — 제 가설이 틀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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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6개월 시나리오를 가중치로 나눠봤습니다. 매물 잠김과 전세 상승이 함께 가는 흐름이 50%, 7월에 장특공 축소가 실제 통과해 1주택 보유자까지 갈아타기가 봉쇄되는 흐름이 30%, 선거 임박으로 정책이 일부 후퇴하는 흐름이 20%입니다. 전국 가격 상승률은 둔화 중입니다(월간 2월 0.58 → 4월 0.17). 그런데 매물 회전율도 같이 떨어집니다. "조정"이 아니라 "거래 마비를 동반한 가격 경직" 국면입니다.


대응의 방향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매수를 검토하는 투자자라면 신축과 구축을 분리해 접근해야 합니다. 신축은 인허가 절벽 후의 희소성이 가격을 떠받치고, 구축은 매물 잠김 후의 호가 경직이 가격을 잡습니다. 매도를 검토하는 쪽이라면 "지금 출구의 비용"과 "5년 보유 후 장특공 축소가 적용된 상태의 출구 비용"을 시간 가치로 다시 계산할 시점입니다.


이 결론이 틀린다면 어디서일까

"매물이 잠기면 가격이 오른다"는 인과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의심해야 합니다. 인허가 -62%는 충격적인 숫자지만, 동시에 인구·가구 감소 변수가 5년 뒤 수요를 같이 깎습니다. 공급만 보고 수요를 안 보는 분석은 반쪽입니다. 또 "정책 의도와 결과의 어긋남"은 분석자가 매번 발견하기 쉬운 패턴이라 과잉 일반화의 위험도 있습니다. 이번엔 정말 정부 의도대로 작동해 다주택 매물이 시중에 풀릴 가능성도 0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 경제의 1분기 1.7% 성장 중 절반 이상이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왔다는 같은 주의 통계가 보여주듯, 가시 지표 한 줄이 화려할수록 그 뒤의 구조 지표는 더 또렷한 단일 실패점을 가립니다. 부동산 시장의 4월 거래량도 같은 종류의 화려한 한 줄일 수 있습니다. 공급의 진짜 상태는 거래량이 아니라 인허가 곡선이 먼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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