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글로벌 시장은 세 개의 큰 서사에 휘말렸습니다. 메모리 영업이익률 65.7%가 만든 슈퍼사이클 환호, 엔화 160엔 돌파가 흔든 안전자산 신화, 63년 만에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 뒤편의 169만 프리랜서. 표면은 호황·강세·보호로 보이지만, 숫자 뒤를 들춰보면 같은 코드가 흐릅니다. 지금부터 세 이슈를 차례로 뜯어보고, 마지막에 공통 패턴 하나를 남기겠습니다.

이번 주간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 Top 10입니다.

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53조 원대, 영업이익률 65.7%로 엔비디아 65%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글로벌 매체를 도배했습니다. 빅테크가 5년 장기계약을 거니 이번엔 사이클 자체가 사라졌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저도 그 숫자를 처음 봤을 때는 "이번엔 진짜 다른가" 잠시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에 발표된 다른 숫자를 겹쳐 봤습니다. 엔비디아 매출총이익률은 75%에서 71%로 4%포인트 후퇴했고, 화웨이 AI 칩 매출은 75억 달러에서 120억 달러로 60% 급증했습니다. 메모리 점유율 2%인 대만 난야테크에는 빅테크가 직접 지분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엔 슈퍼사이클의 영구화 같지만, 실은 65.7% 영업이익률 자체가 신규 진입을 빨아들이는 자석이었습니다. 기업이 누리는 비정상 마진은 경제학에서 지대(rent)라고 부릅니다. 지대가 발생하는 순간 시장은 그 지대를 깎으러 들어옵니다. 화웨이·CXMT·난야의 부상, 인텔 HB3DM 같은 대안 메모리 산업의 등장, 구글 TPU와 AMD MI400 같은 미국 빅테크의 자체 칩 — 모든 흐름이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5년 락업은 안전장치가 아니라 수요 가정이 깨지는 순간 양쪽 모두에게 위약금 폭탄으로 돌변할 계약입니다.
2017~2018년 슈퍼사이클이 1년 만에 급랭한 기억을 굳이 끌어오지 않더라도, 호황이 깊을수록 다음 골이 더 깊다는 패턴은 미국 광케이블 닷컴 시절부터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락업이 더 단단합니다. 단단한 락업은 깨질 때 더 크게 깨집니다. 저는 메모리 비중 절반은 차익실현 쪽으로 옮기고, 나머지를 후공정·기판·CPU 쇼티지 수혜주로 분산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습니다.

엔화가 160엔을 돌파했고 일본 정부는 350억 달러 규모로 외환에 개입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만든 단기 변동 정도로 보기 쉬운 이슈입니다. 그런데 BIS 실질실효환율 통계를 펼치면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1995년 4월 194.2이던 엔화 실효 구매력이 2026년 3월 66.4까지 내려왔습니다. 31년간 실질 구매력이 3분의 1 토막입니다. 같은 기간 일본 노동생산성은 한국과 중국 양쪽에 추월당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52%로 1997년 이후 29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겉보기엔 환율 단기 급락이지만, 실은 "엔화는 안전자산"이라는 30년짜리 분류표가 끝나가는 사건입니다. 엔화 강세 신화는 통화 자체의 안전성에서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1980년대 일본 제조업의 생산성 우위가 통화 강세를 떠받쳤고, 우위가 사라진 자리에 30년 관성만 남았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경제산업상에게 "금리 인상 발언을 하지 말라"고 질책한 일이 알려졌는데, 정치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가로막는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외환보유고 1.6조 달러에서 350억 달러를 깎아 시장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는 단기 진통제 이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저는 처음엔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1%대로 내려온 수치를 다시 보고 결이 같아질 가능성을 0%로 둘 수 없었습니다. 영국 파운드도, 네덜란드 길더도, 모두 생산성 둔화와 부채 누적이라는 같은 길을 따라 준기축 자리를 잃었습니다. 한국이 일본을 30년에 걸쳐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인구 구조와 단일 산업 의존 탓에 10년에 압축적으로 따라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노후 자산 설계에 한 줄 끼워 넣어야 합니다. 다만 일본은 30년간 매년 "곧 무너진다" 소리를 들었지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오류일 가능성은 열어두겠습니다.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이름을 되찾았고 법정 공휴일이 됐습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65.2%로 10년 사이 최대로 벌어졌고, 산재보험 가입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1년 만에 119만 명에서 149만 명으로 확대됐습니다. 가입 의무 자체가 없는 직종까지 합치면 169만 명을 넘긴다는 추정이 따라 붙습니다. 청년 '쉬었음' 인구는 72만 명, 청년 고용률은 23개월 연속 하락 중입니다.
정부와 노조는 한목소리로 "보호를 더 더하자"라고 합니다. 더 많은 법, 더 많은 산재 가입, 더 많은 공정수당. 그런데 1953년에 만든 근로기준법은 여전히 "근로자 vs 사장" 이분법입니다. 겉보기엔 보호의 확대 같지만, 실은 이분법이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빼지 않으면 169만 명을 담을 그릇이 끝내 만들어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굴뚝공장 시대의 일은 정규직 아니면 비정규직 둘 중 하나였습니다. 2026년의 일은 스펙트럼입니다. IT 프리랜서에게 물으면 "자유"가 더 소중하다 답하고, 영상편집 알바에게 물으면 "보호"가 절실하다 답합니다. 같은 법을 두 사람에게 적용하니 한 명에겐 족쇄, 다른 한 명에겐 헐렁한 옷입니다.
저도 한때는 자녀에게 "정규직 들어가라"고 조언하는 게 안전한 답이라고 믿었습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AB5법으로 강제 정규직화를 시도했다가 우버가 철수 위협을 들고나오자 Prop 22로 후퇴했고, EU는 2024년 플랫폼 노동자 지침에서 알고리즘 투명성과 노동 추정을 도입하며 이분법을 깨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한국은 8년째 "검토 중"입니다. 정규직 노조는 독점이 유리하고, 플랫폼 기업은 자영업자 분류가 비용을 낮추며, 정부는 표 잃기 싫어 모호한 채로 둡니다. 모두에게 현 상태가 유리한 인센티브 구조입니다. 처방을 무시한 인센티브는 처방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번 주 분석을 끝내고 남은 한 줄은 단순합니다. 무언가를 약속하는 자의 인센티브를 먼저 살피십시오. 영구 호황을 외치는 메모리 3사는 자본 지출 정당화와 가격 협상에서 그 메시지로 이득을 봅니다. 안전을 약속하는 일본 정부와 보호를 약속하는 노조·정치는 각자 다른 통화로 같은 게임을 합니다. 미국 빅테크의 5년 락업, 글로벌 기준금리 사이클, 한국 정책의 8년 공회전 — 표면 서사가 한 방향으로 정렬될수록 반대편 인센티브가 어디에 숨었는지 의심하는 비용이 더 싸집니다.
투자에서도 산업 분석에서도 정책 평가에서도 같은 절차가 작동합니다. 첫째, 누가 이 말로 이득을 보는가. 둘째, 이 말이 깨지면 누가 먼저 손해를 보는가. 셋째, 그 둘이 같지 않다면 비대칭 자체가 베팅 포인트입니다. 한쪽 시각만 보면 호황은 영구적이고, 엔화는 영원히 안전하고, 보호는 더하는 것이 답이 됩니다. 인센티브를 추적하는 시각으로 한 번 더 보면 영구 호황은 진폭이 큰 사이클로, 안전자산은 노후 통화로, 더 많은 보호는 카테고리를 빼는 작업으로 모양이 바뀝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결론이 틀릴 가능성도 적어두겠습니다. AI 컴퓨트 수요가 멱법칙이 지배하는 영역이라 시나리오 가중치 자체가 환상일 수 있습니다. 엔화가 약한 채로 30년 더 갈 새 정상상태에 들어선 것이라면 "엔화 종말" 서사도 똑같이 틀린 베팅입니다. 169만 명이라는 숫자에도 통계적 환상이 섞입니다. 평균만 보면 다수가 자유를 즐기고 소수가 극단의 취약 상태에 놓인 분포일 수 있고, 그렇다면 보편 보호 처방도 과잉 일반화일 수 있습니다.
군중의 반대편에 서고 싶은 충동이 분석을 가장한 채 들어와 있을 가능성을 매주 점검합니다. 이번 글의 세 가지 결론도 같은 점검 대상입니다. 메모리 비중을 늘릴 때 5년 락업이 깨지는 시나리오에서 포트폴리오는 얼마나 버틸 수 있습니까. 원화·잠재성장률·공적연금이 30년 후 일본의 거울이 될 가능성을 0%로 두고 있지는 않습니까. 자녀에게 "정규직 들어가라"고 반복하는 조언이 1953년 법을 전제로 한 모범답안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까. 답은 각자의 자리에서 다르겠지만, 질문은 공통입니다.